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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잡담

[잡담] 완결을 낸지 어언 2주가 넘었는데도 여운이 안 사라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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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구조 대격변으로 인해 피곤한 탓에 너무 일찍 잠들어서 깬 새벽.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이런저런 잡념이 많으니 가볍게 글 하나 쓰려합니다.

텀이 길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이어 붙여서 계속해나가는 장편 연재물이 2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J사이트에서 연재 중인 코드기어스 연재물. 다른 하나는 이 문넷에서 시작해서 J사이트 동시 연재를 하고 N사이트까지 쓸데없이 무려 3개 사이트 동시 연재중인 슈로대.

둘 다 스토리를 제대로 계획하고 연재했다고 보긴 어려운 연재물들입니다. 코드기어스 연재물은 고등학생 때 연재하다가 중단한 연재물 2개를 합쳐서 더블 주인공으로 시작했으나 거의 모티브만 따왔지, 제대로 된 스토리라인이 존재하지도 않았고. 슈로대는 참전작들이 연재 도중에 사건들이 터지니까 분량을 줄이거나 아예 제외해서 계획한 스토리를 날려버리고 즉석으로 짜는 등, 막장이었습니다.

덕분에 2014년에 시작한 코드기어스는 작년에 간신히 1기를 끝냈고 2기는 짧고 굵게 가자는 생각으로 2022년 안에 끝내고 싶다고 말해놓고선 아직 망국의 아키토에 머물러서 2기는 진입도 못했네요. 2018년에 시작한 슈로대는 1부를 끝내고 도저히 연재 동력에 불이 붙질 않아서, 이대로 2부 넘어가면 바로 연중할 거 같아 1.5부 외전을 시작했는데 이것도 현재 지지부진합니다.

아무래도 둘 다 너무 오래 연재했고 코드기어스는 1기, 슈로대는 1부라지만 하나의 큰 산을 넘기니까 무언가 끝이 나듯 단절된 느낌입니다. 게다가 위의 두 연재물과 달리 나루토 연재물 하나를 완결해서 그 여운을 느끼는 중인데, 그래서 또 무언가 새로운 걸 연재해야 하나?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코드기어스와 슈로대 연재물이 너무 오래 길어지니까 글을 쓴다는 것 자체에 지쳤었습니다. 그래서 무언가 새로운 걸 시작하면 그 신선함으로 인해 다른 글도 쓸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고 나루토 연재물의 새 연재를 시작한 이후에 불이 붙어서 코드기어스 1기와 슈로대 1부도 끝냈었네요.

그런데 앞서 말했듯 두 연재물은 하나의 산을 넘어 쉬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버렸고 쌩쌩한 나루토 연재물 하나만 남으니까, 거기에 집중을 해서 완결을 내고 보니 남은 두 연재물에 집중해야 함을 알지만 여전히 전 나루토 연재물 완결의 여운에 젖어 있습니다.

대책 없는 장기 연재를 통해 이렇게 연재해선 안 된다는 걸 배운 탓인지, 넣고 싶은 내용과 상상한 내용을 모두 담을 수 없음을 인정하고 가위질을 해가며 분량을 제한하고 처음부터 완결을 낼 스토리를 정하고, 실제로 끝을 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완결을 한 번에 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길어진 것 자체가 두 연재물의 패착이라면 패착이겠지요.

물론 말은 이렇게 하지만 완결을 상정하고 계획할만한 새로운 스토리가 사실 저에겐 이제 남아있지 않습니다. 새 글을 쓴다는 신선함으로 다른 두 연재물에도 불을 붙일 무언가를 찾아봐야 할지, 억지로 계속 남은 두 연재물에 불을 붙일지는 결국엔 제가 판단해야 할 문제지만 어떻게든 불태워서 끝을 내야 한다는 것만이 분명하네요.

그런데 이렇게 다른 연재물을 생각하는 동시에 여전히 완결의 여운을 계속 느끼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여운이 불씨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글을 쓴다는 건 사람을 조울증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게 만들지만, 끝을 내지 못한 다른 두 연재물과 달리 하나의 장편을 완결을 내고 보니까, 1년이 넘는 시간을 쓰며 써온 글에 제대로 된 마침표를 찍는다는 게 어떤 것인지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그러하기에 다른 두 연재물에서도 그 기분을 느끼기 위해 이 여운을 목표로 다시 쓰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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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

로셀턴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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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완결낸다는게 제법 큰 경험이라고 하죠. 수고 많으셨습니다.

리히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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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장편쪽은 처음이라 기분이 남다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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