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제가 알고 있는 소수 작품 내에서) 21세기 인류의 외계인과의 공개적인 퍼스트 컨택은 대체로 거대하고 압도적인 모습의 외계 함선이 먼저 인류를 접촉해오는 상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게 침공이건, 디스트릭트 9처럼 난파였건 말이죠. 현실적으로도 그 편이 시나리오 구상하기가 쉬울테고요.

그런데 만약 어느날, 아무런 징조나 전조도 없이, 반파된 외계 우주전함이 지구 궤도 위에 출현할 경우, 사람들의 떠올릴 주된 논의와 상상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한 눈에 보아도 누군가와 싸우다 왔다는걸 알 수 있을만큼 너덜너덜하고 통신에도 응답하지 않으며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미중러 등등이 탐사대를 보낼 경우 경고사격으로 쫒아내거나 알 수 없는 방법으로 궤도가 유지되는 등, 분명하게 기능이 살아는 있다는걸 알 수 있는 그런 우주전함이 말입니다.

당장 떠오르는건 '지금 외계인끼리 우주전쟁하는거 아님? 우리 러일전쟁 조선 마냥 외계인끼리 싸우는 사이에서 얻어터지는거 아님?' 하는 우려 정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