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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잡담

[고민] 이 작품을 어찌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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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하시면 삭제하겠습니다.


저는 지금 두 작품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편하게 A와 B로 지칭하겠습니다.


이 중 저는 B라는 작품의 연재를 포기할지, 아니면 이대로 연재를 지속할지, 아니면 어떤 형태로든 급완결을 낼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제 성향과 정반대되는 성향으로 쓴 글이라 더는 쓰기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본래 저는 악당인 주인공이 여캐들을 마구 농락하고, 결국 여캐들이 타락하는  전개를 선호합니다. 이걸 바탕으로 처녀작을 썼습니다.


하지만, 성인물을 쓰던 작가님들이 15세 등급 작품을 내놓는 걸 보고 저도 그래야 한다는 생각에 빠졌습니다. 남들처럼 하면 처녀작을 쓸 때보다 수익이 더 오를 거라는, 되도 안 되는 망상에 빠져버렸죠.


이러한 망상을 바탕으로 B라는 작품을 차기작으로 썼습니다. 주인공은 선인이고, 어떤 고난이든 필사적으로 싸우면서 이겨내는, 제 성향과 정반대되는 작품을 썼습니다.


하지만, 이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처녀작에서 썼던 버릇, 성인물 요소를 쓰던 버릇이 여전히 남아있었기에 작품이 망가지게 되었습니다. 수익도 지옥 밑바닥까지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뒷수습을 했지만, 이미 늦은 뒤였죠.  설상가상으로 현실에서도 궁지에 몰리는 상황에 빠지게 되면서 특단의 조치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A라는 작품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곤두박질쳤던 수익은 다시 회복되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그때와 달리 처참하게 무너졌지만요.


A라는 작품을 쓰게된 이후로도 B 작품을 계속 썼습니다. 한 번 내놓았으면 끝을 봐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고, 무엇보다 유료 연재이기에 어떤 형태로든 완결을 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렇게 다짐하며 썼지만, 상황은 악화되었습니다. 제 성향과 반대되는 이야기를 쓰게 되니 고역이었고, 그게 원인이 되었는지 스토리가 산으로 갔습니다.


결국, 저는 B라는 작품을 리메이크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완결은커녕, 중단될 것 같으니까요. 따라서, 정반대의 성향이 들어가면서도 제 성향이 들어간 형태로 새로 만들었습니다. 주인공은 선인도 될 수 있고, 악인도 될 수 있는 인물로 만들고, 여캐들을 조교해서 따르게 만드는 전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제가 좋아하는 요소를 넣었다고는 해도, 근본이 달라지는 건 아니었습니다. 결국, 제가 추구하는 성향과 정반대이니 자꾸만 회의감에 빠졌습니다.  내가 원하는 건 있는데, 그것과 반대되는 작품을 계속 써야만 하냐는 의구심이 계속 생겼습니다. 지금 구상 중인 신작들도, 19금 팬픽들도 제가 추구하는 성향 쪽으로 만들어지고, 이걸 더 밀어붙이고 싶다는 열망이 강해지니 B라는 작품을 계속 써도 되는지 의문이 계속 쌓였습니다. 이렇게 의문이 쌓여간 끝에, B라는 작품의 연재를 이어가기 힘들어지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수익이 악화된 것도 B라는 작품을 포기하게 된 이유 중 하나로 작용되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B라는 작품의 수익이 나빠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의외로 성적은 좋았습니다. 그래서, A라는 작품과 동시 연재를 진행하는 게 힘들다는 걸 알면서도 강행했죠.


하지만, 갑자기 수익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되었음에도 1일 2연재를 계속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A라는 작품을 월, 수, 금으로 연재하고, B라는 작품은 화, 목, 토로 연재하는 방식으로  연재 주기를 변경했습니다. 이렇게 했는데도 수익 곡선에 변화는 없었습니다.


그나마 A라는 작품은 무지성 고수위 소설이라서 그런지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성적은 그럭저럭 나오지만, B라는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지옥 밑바닥 그 이상으로 떨어졌습니다. 도저히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A의 성적이 B보다 2~3배 이상은 나올 정도로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3일 연재로 바뀌었는데도 말이죠.


이렇게 되니 계속 B라는 작품을 연재를 해도 되는지에 대한 회의감이 더 커졌습니다. 비록 A라는 작품의 본편 완결이 머지 않았으니 B라는 작품에 집중할 수 있게 되면 달라지지 않을까란 막연한 기대감을 품고 있지만, 과연 그 기대감처럼 될지 솔직히 확신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목을 바꾸고, 태그를 바꾸고, 줄거리까지 바꿔도 소용이 있을지 의문만 깊어졌습니다. 3일 연재가 아닌, 6일 연재로 바꿔도 의미가 있을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두 가지 이유가 겹치게 되니 B라는 작품의 연재를 지속할지, 아니면 포기할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제 아둔한 머리로 머리를 굴린 결과,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연중한다: 실제로 여러 사정으로 연중하는 작품들이 꽤 있다. 하지만, 연중을 하게 되면 연중한 작가라는 낙인이 찍히게 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이유로 1번을 고르는 것에 망설임이 생긴다.


*만약 연중을 하게 되면 단순 연중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플러스를 해제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되면 돈을 좀 물어줘야 할 것 같지만요. 일단 문의는 해보는 게 나을 듯.


2. 연재를 지속한다: 단, 지금과 같이 쓰는 건 힘드니 리메이크 전 때와 마찬가지로 주말 한정으로 글을 올린다. 그리고, A라는 작품의 본편이 완결되면 B라는 작품의 완결에 매진한다. 하지만, 수익이 회복될 거란 보장은 없다.


3. 요약본(축약본)을 올려 급완결을 낸다: 이미 이런 식으로 완결을 낸 작품이 있다는 걸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 방식을 쓸까 진심으로 고민하고 있어요.


...글을 쓰면서 느낀 건데, 그냥 처음부터 유행에 따라가지 말고 제 성향에 맞게 글을 계속 썼으면 좋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당시 상황이 저한테 있어서 너무 안 좋았고, 바보라서 현실을 자각하지 못한 상태라 유행을 따르게 되었지만, 분수에도 맞지 않은 짓을 해버린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저는 옛날과 달리 무엇을 좋아하는지 정해졌는데 말이죠. 이를 무시하고 일을 강행했다가 이 지경에 이른 것 같습니다.


비싼 돈을 주면서 표지까지 만들었음에도 결국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다니. 어느 쪽을 고르는 게 나을지 아직도 고민하고 있지만, 빨리 결정을 내릴 생각입니다. 이대로 방황이 계속되면 그 어떤 것도 손에 잡히지 않으니까요.


PS: 자신감을 잃어서 글을 쓸 수 없게 되었다는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요, B라는 작품을 어떻게 처리를 해야할지 고민한 것도 자신감을 잃어버린 이유 중 하나입니다. 결정을 내렸다면 지금까지 방황하지 않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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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8

비비RU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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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 토끼를 노리다 둘다 놓치려했군요. 이럴때는 하나에 집중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백수하마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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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렇습니다. 두 마리 토끼를 노렸지만, 결국 둘 다 잡지 못하고 패망하는 꼴이 되고 말았죠. 더 늦기 전에 하나를 어떤 형태로든 정리하고자 합니다.

곰맛스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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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지금 B를 계속 끌고 가는 게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 이미 쓰는 것도 고역이고, 회의감이 커진 상태라면 더 이상 유지하는 건 힘들 거라고 봅니다. 수익도 계속 떨어지고 있고, A보다 2~3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하면 지금 당장 뭔가 바꾼다고 해도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그리고 연중하면 낙인이 찍힐까 봐 걱정된다고 하셨는데, 오히려 무리해서 끝까지 끌고 가다가 제대로 마무리도 못 하고 더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빠르게 결정을 내리는 게 낫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그냥 깔끔하게 연중하는 것도 방법이고, 최소한의 마무리를 짓고 요약본 같은 걸로 급완결을 내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완전히 손을 떼시는 게 부담된다면 후자가 좀 더 현실적인 선택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B에 계속 매달려서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는 백수하마님이 진짜 쓰고 싶은 글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이미 방향이 정해진 것 같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결국 백수하마님이 편해지는 쪽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고민만 하지 마시고, 마음 가는 대로 결정해 보시길 바랍니다. 고민은 배송......아니 선택만 늦출 뿐이니까요.

백수하마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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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말씀대로 이미 방향은 정해졌습니다. 단지, 이렇게 해도 되는지 여전히 망설일 뿐이죠.



물론, 님의 말씀대로 고민은 선택만 늦출 뿐이니 결단을 빨리 내릴 겁니다.

데일리데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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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확실한건 독자들은 1/3번 선택지를 고른 작가를 절대 잊지않는다는것만 기억하시면 될듯요 나중에 대성공을 해도 과거의 선택이 쫒아와서 목을 베려고 한다는것도...

백수하마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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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그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1번이든 3번이든 어느 쪽을 고르든 간에 찍힐 테니까요. 그나마 3번은 요약집으로 어떻게든 완결을 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니 낫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었지만, 어디까지나 제 생각일 뿐, 독자 님들은 그렇게 보지 않겠죠.



하지만, 계속 연재를 한다고 답이 보일 가능성도 없으니 욕을 바가지로 먹더라도 선택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이도저도 안 되는 막장 상황에 처할 테니까요.

독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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웸소설 창작관련 서적을 봤는데 작가가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당신의 작품은 걸작이 아니라 상품입니다. 안팔리는 상품 잡고 있어봐야 소용없어요. 남들이 알아봐주지 않는 상품은 상품가치가 없습니다. 장사 안되는 상품에 미련 버리고 팔리는 상품을 찾으세요. ]



개인적으론 급완결 내시고 다른 작품을 쓰시는 것이 어떠실지?

독화선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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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발처럼 벌리다가 죄다 연중하는거나 앞으로도 연중할 계획인게 아니면 괜찮아요. 하나정도는 완결작으로 커버 되니까요.

다만 그래도 연중하고 한동안은 조회수가 줄어들기는 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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