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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잡담

[잡담] 쓰는 동방 팬픽 캐릭터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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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랑드르 스칼렛

자살할까, 라는 생각을 진지하게 고려 했던 건 아마 495번째 생일날의 아침이었다고 기억한다.

500년에 가까운 긴 세월 동안 내가 이룬 것은 아무것도 없다, 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한테는 좋아하는 것도 친구도 없다.

이런 시시하고 의미도 없는 삶, 그냥 죽어버리자- 하고 생각 했다.

이때까지 나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니 죽을 때도 혼자일 게 틀림 없겠지.



....그리고 그 때 자살하지 않기를 잘 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때 죽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때까지 먹어본 적 없는 맛있는 것도, 접해본 적 없는 재미있는 놀이도 발견하지 못 한 채 쓸쓸히 혼자서 죽어갔을 터이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자 혹여 나중에 이 긴 인생이 살아갈 의미를 찾지 못 하는 지루함으로 다시 뒤바뀐다 할 지라도, 이제 절대 자살은 하지 않기로 결심 했다.

살아 있다면 언젠간 삶의 의미가 있다 행복하다, 라고 느낄 만한 것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믿게 됐으니까.



그러니까 나는 오늘도 살아갑니다.







-코메이지 사토리

경칭, 이란 것을 언제부터 동생에게 쓰기 시작했는지는 이제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그녀가 3의 눈을 닫았을 무렵이었나?

그녀가 집에 머물지 않기 시작할 때 즈음이었나?

....너무 오래전의 일이라,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코이시는, 자주 외출한다, 라는 수준을 넘어, 이젠 집에 머무르는 일 자체가 드물게 되었다.

눈을 닫고, 마음을 닫은, 무의식 상태가 된 그녀에게 있어서, 이 지령전은 더 이상 집으로 인식되지 않는 걸까.

....집을 멋대로 나간 그녀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에게도 그에 비등할 정도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 한다.



동생에게 제대로 신경 쓰지 못 한 것이 아니라 하지 않았던 나.



그 아이가 원하는 것이라면 그걸로 좋다는 느낌으로 동생을 마음대로 방치한 나.



이제 와서 깨달아 봤자 이미 늦은 걸지도 모른다. 



서로 싸우거나 한 적은 없다고 해도 조금씩 누적 되어온 우리 자매 사이의 골은 이제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수준까지 치달아 버린 걸지도.



가족이란 있는 것 만으로도 기뻐야 하는 존재이다, 라는 말이 기억난다.



다만 성격이 비틀린 나는 지금도 가끔 얼굴을 내 보이는 코이시에게 언니 다운 상냥한 말이나, 꾸중 한 마디조차 건네지 못 하고 있다.



이제는 가족이라기 보다는 '자매' 라는 형식 상의 이름으로 그나마 묶여있는, '타인' 과도 다를 바 없는 사이가 돼버린 그녀와 나.



그래서 오늘도 나는 간만에 집에 돌아온 동생에게 경칭으로 인사 한다.



"어서 돌아오세요 코이시."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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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

은소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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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은 좋은데 쉼표를 너무 써서 끊기는 느낌이 나네요.&nbsp;<img src="/cheditor5/icons/em/em6.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

Icedams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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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의 유무나 말이 끊기는 느낌은 취향차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인용구식의 대사가 많이 나오고, 거기에 일일히 쉼표가 들어가다보니 그렇게 느끼시는게 아닐까 싶네요.



그러고보니 나도 이런 글 적은 적이 있는데.....

그림으로 느낌있게 나타낼려고 미루고 미루다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어헝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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